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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덕업일치' 이룬 개발자 "잘하는 분야 열정 쏟아"
게임 서버 시장 개척한 넷텐션 배현직 대표 "글로벌 공략한다"
2018년 12월 05일 오후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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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덕업일치'는 자신이 푹 빠진 관심사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을 말하는 신조어다. 재미없는 일을 하는 사회인들의 부러움을 사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바로 이러한 덕업일치를 이룬 개발자를 만났다. 배현직 넷텐션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넷텐션은 지난해 7월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가 지분 100%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배현직 대표의 '덕질' 대상은 바로 게임 서버다. 게임 서버는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는 PC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에는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그는 2008년 넷텐션을 설립, 당시 국내에서는 유일무이했던 게임 상용 서버인 '프라우드넷'을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펄어비스와 손잡은 이후 '검은사막 모바일' 론칭 전 네트워크 기술 컨설팅을 맡기도 했다. 배 대표는 이번 지분 매각 이후에도 넷텐션의 경영을 맡아 프라우드넷 역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4일 펄어비스 본사에서 만난 배현직 대표는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2000년부터 사업을 시작하고 싶다"며 "만약 그랬다면 매출에 0 하나는 더 붙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꽤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싶다"며 웃었다. 그는 여유롭고 유쾌한 개발자였다.

◆프라우드넷의 강점은

"편하고 단순하다." 배 대표에게 프라우드넷의 강점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버튼이 화려하게 많기보다 액셀과 핸들만 있는 우직함을 갖췄다는 프라우드넷만의 차별화 요소인 셈이다.

배 대표는 "프라우드넷이 제공하는 서비스 범위가 그리 넓은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제공하는 영역은 깊어, 음식점으로 따지면 메뉴가 많지 않은 맛집"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프라우드넷을 써본 파트너들은 사용법이 편하고 단순하며 멀티플레이, 대용량 서버, 고성능 서버가 가능하다는 점을 좋게 평가했다"며 "프라우드넷을 대신할 대체제가 있으면 그것을 써도 상관없지만 실시간 멀티플레이가 들어가는 경우 프라우드넷을 쓸 수밖에 없도록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선택과 집중을 했다는 의미다.

그는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서버 엔진이 있어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을 보란 듯이 뒤집었다. 넷텐션 창업 10주년을 맞은 현재 프라우드넷이 사용되는 프로젝트는 250여개가 넘는다. '마비노기 영웅전', '세븐나이츠', '스트리트 파이터5'와 같은 유명 게임들도 프라우드넷을 쓰고 있다.



◆게임 서버와의 남다른 인연

사실 서버 개발자는 겉으로 드러나기가 쉽지 않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콘텐츠 개발자와는 달리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배 대표는 어떻게 게임 서버와 연이 닿았을지 궁금했다. 그 역시 초등학교 시절 직접 컴퓨터 게임을 만들었을 정도로 게임 개발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성인도 보기 어려운 컴파일러 관련 서적을 구해다 읽었을 정도다.

그런 그가 서버와 연이 닿은 건 '등 떠밀린' 감도 없지 않았다. 병역특례 업체에서 프로그래머로 재직할 당시 할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는 이유로 서버 업무를 처음 맡게 된 게 그의 인생을 바꾼 것.

배 대표는 "게임 서버가 알려진건 1997년께로 당시에는 노하우랄 게 없었다"며 "서버는 화면에 보이는게 아무것도 없어 게임 프로그래밍을 할 때의 재미와는 동떨어졌지만 서버를 개척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게임 서버는 솔라리스라는 운영 체제에서 개발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업무용 컴퓨터에서 게임 클라이언트와 동일한 개발 환경과 소스코드를 활용하기 위해 윈도 기반으로 게임 서버를 개발하는 방법을 개척했다.

1999년에는 한 지역에서 수 천명의 플레이어가 접속하는 대규모다중접속(MMO) 게임인 '카페나인'의 서버를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본격적인 서버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

그도 실패를 겪었다. 주변 지인들이 게임 개발사를 차려 승승장구하는 걸 봐온 배 대표는 2002년 모웰소프트를 창업, 탱크 게임인 '블리츠1941'을 개발해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 배 대표 눈에 들어온 것이 다시 서버였다.

그는 "상용 게임 서버로 사업에 도전할 때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택한 것"이라며 "경쟁자가 있고 없고, 시장 상황이 좋고 나쁘고는 후순위였다. 어찌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2008년 넷텐션을 설립하고 만든 프라우드넷은 처음 8개월 동안은 전혀 팔리지 않았다. 배 대표는 정수기 판매원처럼 정장을 입고 회사들을 돌아다니며 영업을 뛰었다. 첫 고객은 작은 게임회사였다. 그렇게 하나둘 고객사가 늘었고 입소문이 퍼졌다.

그는 "예전에 프라우드넷의 구입 경로를 조사하는 설문을 했는데 70~80%가 입소문으로 구매했다는 답을 얻었다"며 "마케팅도 많이 했는데 결국 입소문이 중요하다는 걸 체감했다"고 했다.

◆펄어비스와 함께 해외 공략

펄어비스라는 강력한 조력자를 등에 업은 넷텐션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다. 한국 시장을 넘어 인터넷 기반 게임이 서비스되는 나라라면 어디든 프라우드넷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앞서 글로벌 진출을 꾸준히 타진하며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도 십분 활용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펄어비스의 브랜드와 프라우드넷의 우수성을 더해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유명해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자신과 같은 덕업일치를 꿈꾸는 개발자를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제가 만든 소프트웨어에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박수쳐주는 재미가 컸다"며 "결국 자기가 제일 잘 하는 분야에 열정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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