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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스웨그에이지’ 이준영 “캐릭터와 실제 성격 완전 달라…망나니 될 것”
2019년 05월 29일 오전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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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신진 창작자들에 의해 탄생한 뮤지컬의 초연 캐스트에 국내 무대 경험이 없는 아이돌 출신 배우가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약간의 파격을 시도한 듯 보이지만 배우가 가진 끼와 재능, 마인드 등을 두루두루 고려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찰떡 캐스팅이다.

그룹 유키스의 리드래퍼이자 유앤비의 메인보컬인 배우 이준영의 이야기다. 이준영은 다음달 18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으로 뮤지컬배우로 데뷔한다.

[사진=이영훈 기자]
‘스웨그에이지’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2018 우수크리에이터 발굴 지원사업’ 선정작이자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산실-올해의 레퍼토리’ 뮤지컬부문 선정작이다. 초기 작품을 개발했던 박찬민 작가와 이정연 작곡가, 우진하 연출이 그대로 참여해 젊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하며 정식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작품은 ‘시조’가 국가 이념인 상상 속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역모 사건으로 백성들의 시조 활동이 금지됐으나 15년 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선시조자랑이 열리게 되고, 비밀시조단 골빈당은 이를 기회 삼아 조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이준영은 양희준·이휘종과 함께 천민이라 손가락질 받지만 굴하지 않고 시조를 읊으며 멋에 살고 폼에 사는 ‘단’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랩의 라임 못지않은 언어유희, 정형 시구에 입혀진 힙합 스타일의 음악, 전통의상과 트렌디한 의상을 매치시킨 것 등 색다른 음악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작품인 만큼 이준영은 준비된 배우였다.

우선 아이돌이 되기 전 댄서 생활을 한 경험이 있고 랩과 노래가 다 되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지난해 ‘이별이 떠났다’로 ‘MBC 연기대상’ 남자 신인상을 수상하며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게다가 다수의 패션쇼 런웨이에 서며 의상 소화력까지 검증했기에 창작진들의 선택이 그럴듯하다. 참신한 작품과 다부진 배우의 만남이다.

개막 20여일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이준영은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매우 열정적이고 진지했다. 이준영에게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과 캐릭터 ‘단’, 연습 현장 등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원래 관심이 있었나.

“일본에서 뮤지컬을 두 번 했다. 한국에서도 잘 준비해서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기회가 와서 너무 기분이 좋다. 춤을 시작한 계기가 초등학생 때 본 댄스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였다. 머릿속에 뭔가 강하게 휘몰아쳤다. 여러 작품을 접하면서 고등학생 때부터 언젠가 뮤지컬도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늘 있었다.”

- 한국에서 첫 번째 뮤지컬로 ‘스웨그에이지’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은 되게 부담스러웠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감사하게 ‘단’ 역할을 해보겠냐고 대본을 주셨다.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대본을 두 번 봤는데 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 캐릭터보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너무 좋았다. 계속 런스루를 돌고 있는데 정식 공연이 아님에도 내가 되게 몰입해있는 게 신기했다. 초반에는 ‘대사가 뭐였지?’ 이런 생각만하다가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적응이 돼서 하나라도 더 표현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다른 배우들의 말이 들리더라.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리액션이 나오고 슬픈 부분에서는 같이 울고 있고. 집중을 엄청 하게 된다.”

- 창작진이 초연인데 뮤지컬 경험이 거의 없는 본인을 주연으로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새로웠을 것 같다. 뮤지컬배우들께서 항상 해온 길과 다른 길을 걸어왔지 않나.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시고 ‘이 친구가 이 역할을 하면 다르게 풀어낼 수 있겠다’는 걸 느끼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잘해서 됐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연출님께 나를 도대체 왜 뽑으셨냐고 물어봤는데 말씀을 안 해주신다. ‘준영이 나이스해’ 이러고 마신다.(웃음)”

- 단체포스터의 정 중앙에 본인 사진이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어땠나.

“부담스럽다. 다 너무 잘생기고 키도 크고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데 왜 내가 가운데 있을까. 내가 센터에 서는 걸 되게 부담스러워한다. 유앤비 활동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고 ‘더 유닛’이란 프로그램에서도 센터 하기 싫어서 ‘나 남는 거 할게’ 했다. 원래 성격이 그렇다. 나는 ‘뒤에서 잘하면 보이겠지’ 그런 생각이다. 어렸을 때 댄서 생활을 하면서 다른 아이돌 백업댄서를 해봐서 그런 것 같다.”

- ‘스웨그에이지’가 개막 전이고 이번이 초연이라서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어떤 작품인지 소개해 달라.

“우리 작품의 테마는 ‘작은 목소리가 모여서 큰 일을 해낸다(나라를 뒤집는다)’라는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골빈당이 아니라 백성들이라고 생각한다. 그것 때문에 이 작품을 되게 하고 싶었다. 지금 사회에 빗대서 표현했을 때 시대상을 잘 꼬집는 것 같아서 대중들이 우리 작품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들을 잘 부각시키기 위해서 계속해서 고쳐나가고 있다. ‘이 부분에서 이게 와 닿을 것 같은데 어떠시냐’ 등 우리도 의견을 내면서 회의를 많이 한다. 쇼케이스 때보다 더 업그레이드돼서 돌아올 예정이다.”

- 본인이 연습하면서 느낀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

“나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게 되게 좋았다. 특히 내 캐릭터 자체가 그렇다. 다른 캐릭터는 어느 정도 갖춰진 성격이 있다. ‘단’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연출님께서 막 해도 된다고 하셨다. ‘정해진 넘버링 안에서 우리가 이걸 약속했지만 네 생각에 따라 이렇게 안가도 된다’고 먼저 얘기해주셔서 되게 자유로웠다. 어느 순간 나도 생각 못했던 리액션을 하고 있고 ‘이걸 더 발전시켜서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공부가 많이 된다.”

[사진=이영훈 기자]
- ‘단’과 실제 성격이 닮은 점이 있나.

“없다.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 속 캐릭터는 조용하고 냉철한 성격인데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 내가 집중하고 있을 때 차가워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입 열면 되게 바보 같긴 한데.(웃음) 드라마 역할과 ‘단’은 180도 다르다. ‘단’은 처음에 감당이 안 되더라. 작품이 너무 좋아서 선택을 했지만 사실은 ‘내가 얘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 생각을 하고 쇼케이스 영상을 봤는데 희준이 형이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너무 잘하더라. ‘이 사람은 뭐지’ 이랬었다. 성격이 많이 달라서 어렵다.”

- 캐릭터를 분석하고 찾아가려고 어떤 노력을 했나.

“이 친구가 밥 먹을 때 무슨 손으로 먹는지, 붓과 부채와 봇짐을 어느 손으로 드는지까지 다 적었다. 내 성격으로 얘를 표현하면 너무 일차원적이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신날까’ ‘저잣거리 돌아다니면서 욕먹고 두들겨 맞아도 헤헤거리는데 얘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까’ ‘평소에 행동거지를 어떻게 했을까’ 이런 것까지 생각을 해야겠더라.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서 나는 기대가 된다. 팬들이 이걸 봤을 때 되게 색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 양희준은 쇼케이스 때 참여했었고 이휘종은 뮤지컬 경험이 있는 선배다. 이준영만이 표현할 수 있는 ‘단’의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 작품 이름이 ‘스웨그에이지’ 아닌가. 두 형들보단 스웨그를 많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형들보다 가창도 달리고 연기도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내가 몇 년 동안 아이돌을 해왔고 그걸로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에 스웨그는 자신 있다. 이건 형들도 인정해주더라. ‘스웨그 하면 준영이지’ 한다. 우리 세 명이서 되게 친하다. 어제도 새벽 2시까지 같이 PC방에 있었다. 연습이 좀 일찍 끝나서 가발 피팅하러 갔다가 같이 차타고 오면서 놀았다.”

- 세 명의 ‘단’을 비교하자면.

“관객들이 봤을 때 ‘단’이 밉상일 것 같다. 돌아다니면서 훼방 놓고 분위기를 다 망치고 다닌다. 약간 민폐캐릭터다. 단의 성장드라마지만 성장하기 전까지 너무 판을 깨고 다녀서 괜찮을까 싶다. 우리끼리 ‘단이는 1막 중반까진 100% 욕 먹는다’ 그런 얘기를 한다. 근데 형들 두 명은 되게 사랑스럽게 표현한다. 내가 제일 밉상일 것이다. 색깔이 다 다르다. 배우들도 연출님도 ‘단이는 다 다르다, 신기하다’고 하신다. 나는 넘버링이 정해졌을 때 되게 자유롭게 한다. 한번은 ‘단’ 세 명이서 똑같은 동선에 제스처도 많이 안하는 신을 했는데 연출님이 나한테 ‘야생마를 묶어놓은 느낌’이라고 하셨다. ‘준이는 동선을 좀 바꿀까’ 이런 얘기를 하셨다. 희준이 형은 그냥 ‘단’이다. 어제 가발을 써봤을 때도 ‘단’이었다. 너무 캐릭터랑 잘 맞고 쇼케이스보다 캐릭터를 발전시켰다. 휘종이 형은 되게 감정이 좋다. 형이 연극을 오래 해서 그런지 보면서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할 때가 있다. 무대 연기랑 매체 연기가 다르지 않나. 나는 나 나름대로 ‘이정도 하면 보이겠지’ 하고 카메라 앞에서 하듯이 표현했는데 형은 그것에 크게 보이는 동작을 추가해서 극대화시킨다. 그런 면에서 진짜 디테일하다고 생각했다.”

- 연습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없다. 그냥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어렵다는 것 하나. 공연 전까지 100% ‘단’의 모습을 만들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아직 확신이 없어서 시간이 좀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렇게 만들고 싶다’ 하는 계획은 있나.

“있다. 비밀이다.”

- 살짝만 귀띔해 달라.

“일단 나는 망나니가 되는 게 목표다. 엄청 내려놓고 있는데 더 내려놓아야 될 것 같다.”

[사진=이영훈 기자]
- 여러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선배들 스타일이 겹치는 분이 없어서 각 신마다 선배들한테 배울 것들이 보인다. ‘단’도 마찬가지지만 ‘진’과 ‘십주’ 역할을 하는 배우들도 더블이지 않나. 다 달라서 나도 그에 따라 리액션이 달라진다. ‘맞춰야지’ 이런 생각이 안 들더라. 그냥 따라가진다. 그게 선배들의 힘이 아닐까. 페어가 바뀌어도 누구나 스트레스 안 받고 잘 따라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신다.”

“승용이 형, 창용이 형, 경수 형을 비롯해 다들 나를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하다. 엄청 높은 선배들인데 먼저 다가와주시더라. 이경수 형의 경우 ‘빨리 결혼했으면 나 같은 아들이 있을 텐데’ 싶어 처음에 ‘선배님’이라고 불렀는데 형이 ‘나 이런 거 진짜 싫으니까 편하게 해, 호칭은 형·오빠·삼촌 그것밖에 없어’라고 하셨다. 이창용 형은 처음 보자마자 ‘선배라고 부르지마’ 해서 ‘알겠습니다’라고 했다.(웃음)”

- ‘진’ 역의 김수하·김수연은 어떤가.

“둘 다 대박이다. 진짜로 너무 멋있다. 합창시간에 둘이 한 번씩 노래를 부르고 다음이 ‘단’ 차례로 내가 이어서 해야 했다. 누나들 노래할 때 우리 셋이서 ‘나 집에 가도 돼?’라고 했다. 마침 넘버도 ‘조선수액’이라 ‘이걸 지금 우리보고 부르라고?’라며 캐릭터처럼 진짜 판 깨는 거 아니냐고 했던 기억이 있다.”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얘기해 달라.

“무대 세트를 정확하게 눈으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인식을 잘 못하는 상황이다. 어제 2막 런을 러프하게 도는데 ‘홍국’ 역의 임현수 형이 2층에서 내려오는 신에서 길을 몰라서 그냥 앞으로 나왔다. 우리는 그게 너무 웃겨서 ‘거기서 그냥 그렇게 내려오면 떨어진다’며 박장대소했다. 이런 사소한 것 자체가 되게 재밌다. 또 ‘단’이 세 명이다보니까 등·퇴장을 달리 해 당황할 때도 있다. 똑같이 하수 퇴장으로 약속을 했는데 한 명이 상수로 빠지면 나머지 두 명은 멘붕이 된다. 속삭이듯 ‘형 여기 아니야’ 하면 ‘나 틀렸어, 미안해’ 하는데 상황 상황이 웃기다. 형들 하는 거 봐도 재밌고 내가 할 때도 ‘이거 어디였지’ 하고 형들을 보면 다 알려주니까 연습이 즐겁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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