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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동하 “‘진짜 배우’ 되고픈 맘 여전히 간절해”
2019년 06월 10일 오후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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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평생 배우고 싶고 진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 데뷔 11주년을 맞은 배우 이동하는 여전히 배우를 열망한다. 뮤지컬·연극·TV드라마를 오가며 재능을 살려 잔잔하게 배우로서의 길을 걸어온 듯하지만,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달려온 10여년의 시간 안에서 그는 매우 치열했다.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저는 외부에서 작업하며 연출님과 선배님들께 엄청나게 깨져가며 배웠어요. 그러다가 ‘나쁜자석’이라는 작품을 만나 진심을 갖고 하는 연기에 대한 느낌을 처음 받았죠. 그때 확신했던 것 같아요. ‘아! 나는 이걸 해야겠구나’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졌어요.”

[사진=정소희 기자]
스스로 부족함을 느껴서 열심히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의 열정이었다. 이번 연극 ‘어나더 컨트리’에서 이동하는 20년의 세월을 거스른 10대 청소년 역할을 맡아 젊음을 연기한다. 그는 스스로 ‘큰 도전’이라고 말한다. 앞서 그는 이질감을 우려했지만 그간 다져온 연기 내공으로 캐릭터를 완벽 소화해 나이를 잊은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매 작품 맡은 배역을 충실히 연구해 자기 것으로 만들다보니 지나온 모든 배역의 성격이 그의 안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언제 어디서든 상황에 따라 끄집어낼 수 있는 값진 흔적. 그래서 그가 표현하는 가이 베넷에 관객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이동하는 연준석을 비롯한 팀원들이 자신에 대해 ‘우아하다’고 말하는 것을 두고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나름의 이유를 찾아냈다. “제가 생각했을 때 베넷이 처음 등장해서 셰익스피어 연극의 배우처럼 하코트에 대한 마음을 말하는 것도 그렇고, 토미에게 ‘날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하길 바란다’ 여기에 힌트를 얻어서 예술적인 걸 표현하고 싶어서 한 동작 때문인 것 같아요. 그 동작들의 우아함은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백작 역을 하며 연구하고 체득한 몸짓 동작입니다.(웃음)”

[사진=정소희 기자]
나라도 시대도 다르지만 가이 베넷과 같이 미성숙했던 소년시절 겪은 이동하의 혼란과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이동하는 “앞으로 내가 뭘 해야 될지 모르겠는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함 때문에 사춘기에 많이 방황을 했다”고 운을 뗐다.

“학교도 잘 안 나가고 부모님 말씀도 안 듣고 거칠게 반항하며 가출까지 하는, 문제가 있는 학생이었죠. 공부도 뒷전이었고요. 그러다가 가출했을 때 친구가 서울예대 연극과에 재학 중인 고교 선배를 만나게 해줬어요. 공연이나 영화 쪽에 관심이 많던 제게 그 형과의 만남은 진로를 결정하는 계기가 됐어요.”

이동하는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고3때부터 연극영화과 진학을 위해 공부를 했다. 입시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하게 시작을 해 사수 끝에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다. “정말 행복하고 기뻤죠. 입시준비를 하는 몇 년 사이 친했던 친구가 절 떠난 일도 있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무시를 당하기 일쑤였는데,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디면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웠던 것 같아요.”

[사진=정소희 기자]
긴 방황 끝에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지만 이동하의 꿈은 배우가 아니었다. 공연 기획·제작을 전공하면서 그는 그쪽 일에서 소질을 발견하고 즐겼다. 1학년 때 선배들을 따라 리플릿·팸플릿을 만들고 공연을 홍보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고.

“제가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홍보물을 기업체에 보내서 스폰서를 따오는 일도 했거든요. ‘진짜 나 너무 잘하는데?’ 싶었어요. 제가 스폰서를 너무 많이 따오니까 지역 주민을 위한 학교 공연이 엄청 커진 거예요. 그래서 ‘어? 이건 진짜 대박인데?’ ‘이거구나’ 하면서 제 길을 찾았다고 믿었죠.”

이동하가 배우에 뜻을 두게 된 건 군대에서 제대한 지 3일 만에 만난 한 선배의 권유에서 출발한다. 그 선배는 이동하에게 뮤지컬 ‘그리스’ 오디션이 있으니 일단 가보라고 했고 준비도 없이 간 오디션이었으니 당연히 떨어졌다.

“제가 노래를 진짜 못하는데 그 지적을 받고 나니까 괜히 오기가 생겨서 4개월 동안 미친 듯이 노래를 했어요. 그러고 나서 ‘지킬 앤 하이드’ 앙상블 오디션을 봤는데 같은 제작사라 전에 뵌 그분들이 그대로 계시더라고요. 제 노래를 듣고 ‘왜 이렇게 많이 늘었어?’라며 깜짝 놀라셨어요. 이번 공연 말고 ‘그리스’ 또 하니까 그거 앙상블부터 하자고 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배우를 하게 된 거예요.”

[사진=정소희 기자]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서 이동하는 마냥 기쁠 수만은 없었다. “앙상블로 데뷔한 그해 겨울에 아버지가 악성 암에 걸리셔서 시한부 선고를 받으셨어요. 삶의 고난이나 아픔·괴로움들을 누군가와 비교할 순 없지만, 제 개인적인 삶을 뒤돌아봤을 때 순탄치만은 않았던 시간들이었어요.”

이동하가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고 배우의 꿈을 찾기까지는 시나브로 받아온 아버지의 영향이 있었다. 그는 영화를 좋아하는 아버지 덕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습관처럼 봐왔고, 아버지 친구의 공연도 종종 보면서 자랐다. “그래서 막연하게 옛날 그때 그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시기적절하게 어린시절 방황·열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을 만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연기인생 2막을 펼치고 있는 이동하. 그는 ‘어나더 컨트리’를 준비하면서 간간이 하던 SNS 계정도 삭제를 했다. 연기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있으면 보게 되니까 제가 여러 가지 하고 있는 일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아서 아예 없앴죠.”


이동하는 공연을 너무 하고 싶었고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기에 연극 ‘오펀스’ 이후 1년 반만에 찾은 무대가 그저 좋단다. 그는 “무대를 처음 경험했을 때 너무너무 짜릿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생겼다”며 “무대 위에서 살아있는 느낌이 굉장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기에 대해서는 ‘재미’를 첫 번째로 꼽았다. 또 다양한 인생을 살아보는 게 매력 있어서 놓을 수 없다고. “제가 쓰임 받을 수 있으면 어떤 역할이든 뭐든 하고 싶어요. ‘공연은 평생 할 거고 드라마·영화도 같이 하고 싶다’ 그런 느낌인거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묻자 이동하는 “지금 당장은 ‘어나더 컨트리’를 정말 무사히 잘 건강하게 끝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여름 지나고 하반기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직은 정해진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배우란 직업이 어떤 작품을 만날지도 모르고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점점 드는 생각은 공연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진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기분 좋게 행복하게 작품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올해 마무리도 그렇게 됐으면 해요.”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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