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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실마리 못 푼 한미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 대북 경제제재와 완전한 비핵화 다시 강조
2019년 04월 12일 오전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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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경제제재에 대한 완고한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음에 따라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는 앞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은 그동안 매우 간단하지만 좁혀지지 않는 차이로 인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에 대해 ‘단계적(phased), 동시적(synchronized)’ 방식을 고집해 왔다. 이것은 비핵화 과정을 단계적으로 설정하고, 각 단계마다 북한과 미국이 동시에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낮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즈가든을 통해 함께 정상회담장으로 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미국은 협상 초기 단계에서 존 볼튼 안보보좌관을 중심으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져야 경제제재 해제를 고려할 수 있다고 고집했다. 그 과정에서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거부하며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자 비핵화 협상은 난관에 봉착했다.

볼튼 안보보좌관은 미국의 보수주의는 자신이 지킨다는 신념으로 초강경 태도로 비핵화 협상을 진행했다. 이에 비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차기 대통령의 꿈을 키우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어떻게 해서든 북한 비핵화를 달성해 자신의 정치 업적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따라서 비핵화 협상을 위한 유연한 태도를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강경파 볼튼 대신 폼페이오 장관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비핵화 협상은 다시 활기를 띠는 듯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월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중요한 발언을 했다. 하나는 북한 핵시설 명단을 당장 제출할 필요는 없고 비핵화 과정에서 끝나기 전까지 제출하면 된다는 발언이었다. 다른 하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전량 폐기할 필요 없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14,000km 사거리의 장거리 미사일 화성 15형 등만 파기하면 대화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에 힘입어 2차 북미정상회담은 매우 높은 기대 속에서 개최됐다. 정상회담에 앞서 모든 의제는 합의를 본 것 같았고, 특히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하노이 정상회담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회담의 성공을 암시하는 듯 한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국내 여론, 특히 미국 언론과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협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 내 여론은 북핵 협상 결과에 대해 극히 부정적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언론과 의회의 뭇매를 맞았다. 알맹이 없는 회담이었고 오히려 북한에 이용당했다는 것이 부정적인 여론의 대체적인 견해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대통령은 “2017년 11월 이후 북한은 핵실험을 하지 않았고, 아무런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며 이를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적극 홍보했으나 국내 여론은 싸늘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협상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나는 김 위원장을 좋아한다”는 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높은 기대 속에 개최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협상 의지가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완전한 비핵화 우선을 주장하는 국내 여론을 의식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적당한 합의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인식 하에 북한과의 하노이 협상을 결렬시켰다.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여론은 완고하다. 12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 앞에서 발언하는 과정에서 경제 제재 완화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약간의 여지가 있다”(a little space)고 말했다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그 만큼 국내 여론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북한 비핵화 협상을 계속되기 힘들다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초기부터 밝혔듯이 핵시설 리스트를 제출하고, ICBM을 포함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스스로 비핵화를 하겠다고 여러 차례 선언했는데, 그것은 앞에서 밝혔듯이 미국과 함께 ‘단계적, 동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이지 선제적으로 북핵을 폐기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일부 외신은 북한이 미국의 경제제재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갱생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어려운 경제 사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경제제재를 풀지 않는다면 제3의 길을 찾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듯이 러시아의 타스 통신은 지난 달 7일 김 위원장이 곧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한 외교관은 이날 “히노이 북미정상회담으로 일시 중지됐던 러시아 연방과 북한과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접촉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가까운 시일 내에 북러정상회담을 갖자며 구체적인 날짜를 제안했으며, 북한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게다가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며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나라의 자립적 경제토대를 강화하며 사회주의 건설을 다그치는데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최근에 진행된 조미수뇌회담의 기본 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이라며 “우리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도 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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