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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스페셜 > 2015 핀테크, 지금은 어디까지
"과도한 금융사 책임 족쇄 풀어야 핀테크 산다"
배재광 핀테크연구회장 "공인인증서 의무 없애도 핵심 빠지면 무용지물"
2015년 05월 26일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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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기자]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없애기로 했어도 바뀐 게 없어요. 금융회사에 과도한 책임 족쇄를 풀어야 핀테크가 살아납니다."

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장(벤처법률지원센터 대표)은 "금융당국이 핀테크 관련 금융규제를 꾸준히 풀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바뀐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모바일결제 같은 금융거래를 할 때 본인인증 등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관련해 금융사와 담당 임직원들에 대한 책임의 족쇄가 여전해 변화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해보면 공인인증서 없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지를 찾을 수 없다"며 "이래서는 핀테크 산업이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를 인터뷰 내내 강하게 전했다.



Q:모바일결제 같은 금융거래를 할 때 본인인증 등 새로운 기술의 도입관련 금융사와 직원들에 대한 책임의 족쇄를 풀지 않으면 핀테크 벤처들이 고사한다는 게 무슨 소리인가?

"금융소비자들이 공인인증서를 쓸 때 생긴 금융사고는 금융사에 민사적·행정적 책임이 없었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은 공인인증서 의무화 규정이 없어진 현재도 계속 공인인증서 사용을 원한다. 따라서 금융사들이 공인인증서 없는 거래 환경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미 온라인 구매 후 결제할 때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폐지했고, 자금이체 등에서도 올 상반기 중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폐지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공인인증서 없이도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물꼬가 터지는 요즘 상황을 생각하면 배 회장의 말은 다소 당황스럽게 들린다.

하지만 배경은 이렇다. 글로벌 금융규약인 바젤협약에서는 국가가 금융거래시 특정 보안
/인증 프로그램 사용을 강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공인인증서'라는 특정 인증프로그램을 사용하라고 강제해왔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지금껏 금융거래를 할 때 금융결제원(은행, 카드)과 코스콤(증권)이 제공하는 특정 공인인증서만 써야 했다.

그 결과 특정 제품 한 종류만으로 인증(신분 확인)을 했기 때문에 해커들에게 뚫리기 쉬운 취약한 환경이 됐고, 매번 거래할 때마다 새로 인증하는 번거로움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그래서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간편결제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자 공인인증서 대신 다양한 인증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가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풀어도 금융권 현장에서는 '민사적·행정적 책임' 때문에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배 회장의 주장이다.

Q:민사적·행정적 책임 문제를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현행법에서는 공인인증서를 썼을 때 사고가 나면 전적으로 금융기관은 면책이 되고 그 결과 개인들이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인인증서는 법과 각종 금융감독규정에서 규정된 대로 정부가 시켜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회사에는 책임이 없다."

Q:여지껏 금융사고가 났을 때 금융사들이 소비자들에게 피해금을 물어주지 않았나?

"사실 이건 법적인 의무는 없었지만 금융사가 자사의 명성(Reputation)을 생각해서 배상을 해준 것이다. 하지만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가 폐지됐을 때 각 금융사가 선택한 인증서 환경 하에서 사고가 나면 이때는 민사적 책임(피해금 배상 등)·행정적인 책임(금융사 담당자 처벌 등)을 금융사가 다 져야 한다. 그러니 금융사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운 공인인증서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Q: 공인인증서 폐지 정책이 현실에서는 안통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사고가 나더라도 책임을 피할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하지 않겠나. 금융권 사람들을 만나보면 다들 (이 얘기를 하면서) 공인인증서를 계속 가져가겠다고 한다. 결국 공인인증서 없을 때 생긴 사고를 금융사 임직원이 결과적으로 지게 하는 현 규제가 이들을 소극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금융사에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자고 하는 핀테크 벤처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되는 것이다."



Q: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폐지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공인인증서가 아닌 다양한 인증서 환경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금융사 임직원에게만 징계하는 규정을 반드시 없애고 면책을 위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금융사고 발생시 과실에 따라 책임을 고객과 금융사가 나눠야 한다. 지금처럼 금융사 담당 임직원이 모두 뒤집어 쓰게 되면 핀테크 벤처들이 어떤 뛰어난 기술을 제시한다 해도 금융사들이 사고 책임을 겁내서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금융당국은 사고 발생시 금융회사에만 지웠던 책임을 핀테크기업도 나눠서 질 수 있도록 최근 방침을 바꾼 바 있다. 하지만 이것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간에 책임을 나눈 것일 뿐,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책임을 지우지 않은 상황이다. 배 회장은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배 회장은 특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고, 핀테크도 혁신으로 들어서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공인인증서 관련해 금융권에 집중된 행정적인 징계 문제가 핀테크 벤처들이 이 산업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Q: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있는가?

"법 개정에 앞서 이걸 빨리 해결하려면 금융당국이 비조치의견서를 내줘서 사고 발생시 금융사들이 면책이 될 수 있도록 해주거나, 새로운 인증체계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예를 들면 공인인증서가 아닌 새로운 인증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같은 곳에서 인증을 받게 하고 그 인증서를 썼다면 사고가 나더라도 금융사의 행정책임을 면하게 해준다는 식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조치의견서는 금융회사 등이 신규영업이나 신상품 개발시 법규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금융당국에 심사를 청구하면 금융당국이 회신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검토 후 문제가 없으면 나중에 제재 등 법적인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사전 면죄부'다.

배 회장은 이밖에도 핀테크산업 육성을 제대로 하려면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권 결제 시스템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제시스템 보유를 무기 삼아 금융사들이 핀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입을 틀어막곤 하는 불합리한 관행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로, 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함께 이를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 회장에 따르면, 핀테크 종주국으로 불리는 영국은 재무부와 공정위가 함께 금융권의 불공정 행위 관련 장벽 해소에 나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08년에 출범시킨 FPS(FPS·Faster Payments Service)를 통해 금융권 통합 결제시스템을 핀테크기업 등에 제공한다. 이에 2008년부터 결제 분야 핀테크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배 회장은 "이런 노력 없이는 은행이나 대기업들에만 유리한 현재의 환경이 이어질 것이고, 이는 해외 핀테크 업체들의 국내 진입 후 국내 핀테크 산업이 공멸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장 약력

1990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 합격 후 벤처기업 법률자문 시작. 1997년 벤처법률지원센터 설립. 2000년 벤처캐피털 퍼시픽벤처스 설립. 2001년 ATG(Advanced Technology Group)로 확대 설립. 2015년 한국핀테크연구회 회장(창립 멤버). 그외 엔씨소프트 이사 및 한글과컴퓨터 감사, NHN 법률 및 전략담당 자문, 증권업협회 법률자문위원 등 역임.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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