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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년]비지상파, 트렌드를 지배하다
창간 8년 tvN, 지상파 넘는 위력…JTBC 활약도 돋보여
2014년 11월 03일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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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기자] 영리한 비주류는 예상치 못했던 방식으로 주류를 뛰어넘는다. 기성의 것이 건드리지 못했던 지점을 영민하게 파고든다. 날카롭고 질 높은 콘텐츠로 특정 타깃을 노리고, 서서히 외연을 넓힌다.

최근 방송가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종합 콘텐츠 그룹 CJ E&M과 종합편성채널 JTBC도 정확히 이런 방식의 접근으로 지상파 채널의 아성을 넘어섰다. 이제 '지상파를 위협하는 케이블' '공중파보다 잘 만드는 종편' 같은 표현이 식상하게 다가올 정도다.



tvN 개국 8년…트렌드를 지배하다

올해로 8주년을 맞이한 CJ E&M의 간판 채널 tvN은 그야말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듯 보인다. '응답하라' 시리즈로 전국민적 호응을 얻더니, 시그니처 프로그램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방송가를 장악했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으로 자기진화에 성공한 여행 시리즈는 tvN의 화력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8주년 특별 기획 드라마 '미생'은 출발부터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코미디 빅리그'와 'SNL 코리아'는 시즌을 이어가며 tvN의 스테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지금이야 다수의 tvN 프로그램들이 세대를 넘나들며 소구하고 있지만, 시작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지난 2006년 10월 개국한 tvN의 초창기 간판 프로그램은 '막돼먹은 영애씨'로 대표되는 B급 감성의 콘텐츠들이었다. 마이너 감성을 자극하는 시도에 앞서서는 '티비엔젤스(tvNGELS)'와 같이 선정성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이나 모큐멘터리를 활용한 '독고영재의 현장르포 스캔들' 등 자극성 강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치지 않은 투자와 실험은 tvN의 채널 인지도는 물론 콘텐츠의 질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독창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동시에 대중성까지 잡으려는 시도도 이런 변화와 함께 시작된 셈이다. 이명한 국장을 비롯, KBS 출신 스타 PD 나영석과 신원호를 영입해 안정과 도전을 동시에 도모했다.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나영석 PD는 '꽃보다' 시리즈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삼시세끼'를 성공시키며 제 몫을 해냈다. 드라마 분야에선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을 연출한 김원석 PD가 KBS에서 이적, 뮤직드라마 '몬스타'에 이어 '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이다.

예능에 치중했던 초기와 달리, tvN은 2010년에 들어서며 드라마에도 눈에 띄게 힘을 실었다. '위기일발 풍년빌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생초리' 등을 방영한 데 이어 2011년 '로맨스가 필요해'로 여성 시청자들의 폭발적 공감을 얻기도 했다. 이후 '로맨스가 필요해'는 tvN 드라마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아 두 시즌이나 더 방송됐다. 뛰어난 완성도로 극찬을 얻은 '나인'의 신드롬급 인기도 빼놓을 수 없다.

지상파 채널이 선점했던 월화·수목·토일 등 기존 시청 블록을 과감하게 깨부순 시도는 시작과 동시에 빛을 봤다. 지난 2013년 금토드라마로 편성된 '응답하라 1994'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뒤 '응급남녀' '갑동이' '연애말고 결혼' '아홉수 소년' '미생'에 이르기까지, 타깃층의 시청 습관을 주도적으로 바꾼 도전이 결실로 이어졌다.

CJ E&M의 이영균 홍보 총괄 부장은 채널의 인기를 "타깃을 정확히 잡고 젊은 세대를 포커싱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tvN은 20~40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들을 만든다"며 "지상파의 경우 고연령층을 커버해야 하는 만큼 타깃이 뭉뚱그려질 수 있지만, 케이블 채널은 젊은 층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기 때문에 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이 이뤄지곤 한다"고 알렸다.

호응을 얻어 온 tvN과 OCN 등 CJ E&M 채널의 드라마들에 대해선 "반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높아진 완성도가 인기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JTBC, 종편과 경쟁하지 않는 종편

지난 2011년 12월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JTBC는 동시기 함께 개국한 타 채널들과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방송가 트렌드의 선두에 서 있다. 개국 3년 만에 '히든싱어' '비정상회담' '마녀사냥' '썰전' '유자식 상팔자' 등 수 편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을 내놨다.

TV 비평 프로그램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은 '썰전', '19금' 토크를 내세워 지상파와 차별화된 공략점을 찾은 '마녀사냥', 스타와 자녀들의 동반 출연을 통해 부모와 자녀 세대 간 소통 방식을 제시한 '유자식 상팔자'가 예능국의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출발해 시즌3까지 달려온 '히든싱어'는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의 대결이라는 신선한 발상으로 포맷 수출의 성과를 얻었다. 최근 기미가요 사용으로 비난에 직면한 '비정상회담' 역시 논란 직전까지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3위에 오르는 등 상승가도를 달려왔다.

드라마 부문에서 활약도 두드러졌다. 개국과 함께 선보인 노희경 작가·김규태 PD의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가 마니아층의 호응을 얻으며 막을 내렸다면, 직후 선보인 안판석·정성주 콤비의 '아내의 자격'이 보다 넓은 시청층의 극찬을 얻으며 화제가 됐다. 김수현·정을영 콤비의 '무자식 상팔자'가 지상파의 시청률을 가뿐하게 뛰어넘더니 사극 '인수대비'와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 중장년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었다.

지난 3월 선보였던 '밀회'의 인기도 회자될 만했다. 시청률로는 다 입증할 수 없는 '체감 인기'가 그 어떤 경쟁작보다 뜨거웠다. 40세 유부녀와 20세 청년의 사랑을 다뤘지만 그저 그런 불륜 드라마의 틀을 깬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섬세한 극본과 연출, 배우 김희애와 유아인의 호연이 매 회 호평을 이끌었다.

베테랑 연출자 정을영·안판석·김규태, 그리고 출중한 작가 김수현·노희경·정성주 등은 지상파 채널의 시청자들 역시 손을 꼽아 기다리는 인물들. JTBC가 드라마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데엔 과감한 투자가 선행됐다. 현재 방영 중인 '유나의 거리' 역시 '서울의 달'로 시대를 풍미했던 김운경 작가가 극본을 맡은 작품이다.

월화 시청 블록에 집중해 드라마를 선보였던 것도 채널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효했다. 지난 2012년 10월 첫 방송된 월화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가 오후 11시에서 10시 테이블로 방영 시간을 옮겨 지상파와 정면 대결을 시작했고 느와르 장르를 표방한 '무정도시', 두 부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소재로 한 '네 이웃의 아내', 39세 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밀회', '유나의 거리' 등이 10시대 편성 테이블을 지켜오고 있다.

기존 케이블 채널과 마찬가지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집중하는듯 보였던 JTBC는 지난 2013년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을 영입하며 또 다른 분야에서 호응을 이끌어내기 시작했다. 손 사장이 직접 앵커로 나선 JTBC의 첫 뉴스 프로그램 '뉴스9'은 지난 8월 시사인이 실시한 전화 면접조사에서 KBS '9시뉴스'와 함께 '가장 신뢰하는 뉴스프로그램'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그가 이끈 '뉴스9'은 보다 판을 넓힌 새 뉴스 프로그램 '뉴스룸'으로 진화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JTBC 성기범 홍보마케팅 팀장은 자사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으로 "기존 프로그램에서 한 발자국 앞서나가는 참신한 기획과 관습에서 벗어나는 다양한 시도"를 꼽았다.

'히든싱어'의 조승욱 PD는 "채널과 프로그램이 많아지며 시청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며 "그 중 선택을 받을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모든 방송사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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