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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1년]김석윤 JTBC 제작국장, 장르의 벽을 허물다(인터뷰)
예능·드라마·영화 넘나든 베테랑…그가 말하는 JTBC의 미래
2015년 11월 04일 오전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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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기자] 김석윤 JTBC 제작국장은 전천후 플레이어다. KBS 예능국 프로듀서로 출발한 그는 '올드미스 다이어리' '달려라 울엄마' 등 드라마의 색채가 짙은 시트콤들로 사랑받았다. 지난 2007년에는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영화로 재탄생시켜 호응을 얻었다.

서사를 매끄럽게 풀어내며 공감을 이끌어낼 줄 아는 재능은 프로듀서 김석윤을 예능국에 가둬두지 않았다. 그는 방송과 영화, 예능과 드라마 등 각종 장르의 경계를 보기 좋게 무너뜨린 연출자 중 한 명이다. 버라이어티 예능, 시트콤, 영화, 정극 드라마까지 그에게 성역은 없다. 지난 2011년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JTBC로 이직한 뒤엔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를 연출하며 또 한 번 특기를 발휘했고, 예능 프로그램 '신화방송'의 CP로도 나서 개국 초기 간판 프로그램의 성장을 이끌었다.

2011년 1월에는 김명민, 오달수 주연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을, 올해 2월엔 2편인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을 선보였다. 1편이 478만 명, 2편이 387만 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으니 이제 '흥행 감독'이라는 수식어도 어색하지 않다.



현재 김석윤 국장은 지난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주말 드라마 '송곳'의 연출자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제작국장이라는 직함이 무색할 만큼 현장과 가까운 그를 조이뉴스24가 직접 만났다. 김석윤 제작국장이 생각하는 JTBC의 비전, 지상파를 위협하는 속도로 성장해 온 채널의 원동력에 대해 진솔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김석윤 국장은 장르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콘텐츠의 제작을 지휘할 수 있던 배경으로 방송가에 정착한 '크로스오버'의 바람을 꼽았다. 그는 "요즘의 제작국에선 장르의 제한이 없다"며 "장르를 특정화하기 어려운 콘텐츠들이 많은 것이 최근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제성이 있거나 충분히 사랑받을만한 콘텐츠라면 장르를 막론하고 손을 대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예능 프로듀서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정극 드라마 '송곳'의 연출을 겸할 수 있던 것도 이런 경향 덕분이라는 것이 김 국장의 설명이다.

타 조직보다 비교적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JTBC 제작국의 분위기도 한 몫을 했다. 김석윤 국장은 "제작국장은 제작국 전반을 총괄해야 하지만, JTBC 제작국은 보다 유기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또한 "제작 총괄과 사무부터 부장급 CP까지, 위계적이라기보다 수평적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기 때문에 국장인 제가 연출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조직의 유연성이 높다"고 알렸다.

오는 12월 JTBC는 개국 4주년을 맞이한다. 채널의 개국 멤버로 합류했던 김 국장에게도 지난 4년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낮은 인지도, 제로베이스에 가까웠던 조직의 기반이 4년 새 수직 성장했다. 특히 그가 이끌어 온 예능 부문의 활약이 돋보였다. '히든싱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등 인기 콘텐츠들의 판권은 지상파 부럽지 않은 가격으로 해외에 수출됐다. '마녀사냥' '썰전' '비정상회담' 등 히트 프로그램들의 인기 역시 이어지고 있다.

김석윤 국장이 그리는 JTBC의 미래는 "메이저, 그 중에서도 가장 트렌디한 메이저"다.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채널, 국민들이 사랑하는 콘텐츠가 가장 많은 채널을 지향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히트 콘텐츠들의 탄생으로 프로그램의 질을 인정받은 뒤, JTBC는 톱 MC 유재석, 강호동 등을 영입하며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김 국장은 JTBC의 현재를 관망하며 "이제 인기 예능인들의 JTBC 출연 자체를 넘어, 이들이 JTBC에서 무엇을 하는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누군가의 종편행이 이슈였다면, 이제 JTBC는 그 단계를 지나간 것 같다"며 "콘텐츠에 집중하는 시기가 온듯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하 김석윤 JTBC 제작국장과 일문일답

-'송곳'으로 오랜만에 드라마타이즈에 도전했다.

"맥락은 이전의 작품들과 비슷하다. '청담동 살아요'나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경우도 서민들의 이야기였다. 영화에서도 민초에 집중했다. 서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리는 것은 '송곳'에서도 같다. 다만 여기서는 그들이 힘들어 하는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집중이 가미됐다. 그로부터 오는 날카로움, 즉 원작의 힘이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원작 웹툰에서보다 주변 인물들의 속이야기가 많다."

-JTBC에서 제작국장과 연출자를 겸하고 있는데, 스스로 어떻게 역할을 부담해 수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모든 것을 총괄해야 한다. JTBC는 다른 조직보다 유기적이다. 제작 총괄과 사무부터 부장급 CP까지 위계적이라기보다 수평 조직에 가깝다. 효율 위주의 조직이기 때문에 국장이지만 연출도 하고 있다. 유연한 편이다.

요즘 제작국에선 장르 제한이 없지 않나. '크로스오버'가 많다. 장르를 특정화하기 어려운 콘텐츠가 많은 것이 트렌드다. 화제성이 있거나 충분히 사랑받을 콘텐츠라면 장르를 막론하고 손을 대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예능 드라마와 정극 드라마 간 차이가 모호하지 않나. 예능 출신 PD가 만든 '응답하라' 시리즈나 예능국에서 만든 '프로듀사'도 그랬다. 드라마 분야에서도 소재나 작법에서 다양한 시도가 많다. 서로 경계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다큐멘터리가 드라마타이즈되는 경우도 많다. 세계 유수의 TV 시상식에서 수상한 다큐멘터리나 르포를 보면 장르의 통합시대라는 것을 실감한다."

-오는 12월 JTBC가 개국 4주년을 맞는다. 출범 5년차가 되는 셈인데, 채널이 자리를 잡은듯 보이는 지금도 구성원들은 여전히 도전의 정신으로 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 정신을 계속 견지해야 할 것 같다. 지상파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단계는 기존에 만들어진 것 위에 새로운 것을 계속 갈아 끼우는 형태다. 모든 이들이 각오했지만, JTBC에선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지상파에서 한 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콘텐츠들이 종종 있다면, JTBC에서는 100% 새로 만들어야 하는 셈이다. 시즌제 이외 장수 프로그램으로는 '썰전'과 '마녀사냥'이 있다. 지속적으로 계속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부담일수도 있고 희열일 수도 있다. 태생적으로 그런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제 결실을 조금씩 보고 있다. 지속적으로 더 나은 것, 더 화제성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 아닌 부담은 여전하다."

-'히든싱어'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지상파와 큰 차이 없는 가격에 판권을 수출했다. 지상파와 격차가 좁아지고 있는 광고비도 화제였다.

"콘텐츠가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야 영업 부문에서도 그런 조건을 들이밀 수 있다. 태생적으로 영업에선 묶여 있는 부분이 많은데 결국 콘텐츠의 질로 따져야 한다. 광고 역시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조금 더 메이저에 가까워지려면 당연히 트렌디해야 하고, 화제성과 그 외 여러가지 면이 중요하다.

개국 초기엔 광고도 규제나 시스템 면에서 다른 지상파와 대우가 달랐었다. 하지만 시청률이나 화제성으로 봤을 때 (지상파에) 견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광고에 소구할 수 있는 포인트도 넓어진다. 앞으로도 그래야겠지만, 별 차별 없이 콘텐츠로만 대우받는 분위기가 된 것만도 큰 소득이다.

(지상파와) 광고 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광고 재원의 비율이 큰 것은 사실이다. 기존 방송 시장의 수익 구조가 현재 시스템에선 레드오션이다. 매체 자체가 이동 중인 상황이기도 하다. 제작국은 방송사 내에 있지만, 콘텐츠 제작업체라는 생각으로 매체 친화적 콘텐츠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형식이나 대상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전까지 브로드캐스팅이었다면 이제 내로우캐스팅을 지향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다. 대상이 내로우면 컨텐츠 길이, 매체 친화적 지점, 형식도 많은 고민을 거쳐야 한다. 이는 어찌보면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의 숙명이다. 수용자들의 취향이 변하는데, '봐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어렵고 시행착오가 많은 지점도 이 부분이다. 재밌지만 안보면 의미가 없지 않나. 완성도와 별개로 화제성이 없으면 제작진도 꽤나 힘들어한다. 없애기도 많이 없애는데, 그런 과정에서 괜찮은 것이 하나씩 탄생한다. 그런 프로그램들이 다수가 되길 지향한다."



-tvN은 명확한 타깃 시청층을 공략해 온 것이 성공의 비결로 읽힌다. JTBC의 경우 예능 부문은 타깃을 의식한듯 보이지만 드라마 부문에선 가구시청률에 대한 욕심을 놓지 않은 것 같다.

"제작국은 어느 한 타깃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다. 전 시청층이 다 즐기는 것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기획 의도가 꼭 결과로 이어지진 않으니 실패하더라도 '이 층만은' 움직이게 해야 하는 면은 있다. 이도저도 아닌 것은 문제가 된다. 젊은 층만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재밌으면 전 세대가 보고. 파급도 클 것이다. 트렌드가 반드시 젊음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회가,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전현무, 신동엽, 성시경 등 JTBC와 함께 시너지를 내 온 방송인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전현무와는 많은 시너지를 냈다. 본인의 (프리 선언) 초창기 행보와 같이 했던 '히든싱어'가 잘 나왔고, 결국 KBS에 금의환향했으니 '윈윈'이었다. '마녀사냥' 신동엽의 경우 'JTBC에 나온 신동엽은 다르다'는 인식을 주려 신경을 많이 썼다. 많은 프로그램들 중에도 소모되지 않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며 애착을 갖고 있더라. 성시경 역시 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다르다. 허지웅까지, MC들의 시너지도 굉장히 좋다. 저속하지 않은, 솔직한 프로그램의 한계를 잘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그 수위를 MC들과 PD가 잘 정리해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

-톱 MC 강호동, 유재석을 영입한 것도 큰 화제였다.

"메이저에 손색 없는 사람들을 안 부를 이유는 사실 없지 않나. 지금도 제일 인기있는 MC를 데려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은 중요하다. '슈가맨' 제작진과 유재석도 시행착오를 겪지만 잘 만들어 갈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강호동도 그렇다. 강호동이 나영석 PD와 하든지, 여운혁 CP와 하든지 그들이 어떤 것을 만들지가 관심사다. 톱 MC들은 쌓아온 것이 많으니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한편에선 JTBC의 PD들과 손을 잡으면 어떤 시너지가 있을지 갈증도 있던 것 같다.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그들이 부각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 본다."

-연출과 제작국장을 겸할 수 있는 이유로 조직의 유연성을 꼽았는데, 구체적으로 타 방송사와 비교해 어떤 면이 유연한지 이야기해달라.

"변해야만 하는 시대에서, 지상파도 많이 변했다. 우리는 더 빨리 변해야 한다. 조직이 작기 때문에 유연성과 순발력은 높다고 본다. 의사 전달 결정은 정말 빠른 편이다. 날 것을 신선하게 만들어내려면 그 기간이 짧아야 한다. 요리를 잘 하는 동시에 신선도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면에서 의사 결정은 기존 조직보다 당연히 유연하다."

-JTBC는 지상파에서 경력을 쌓은 프로듀서들을 영입해 함께 출발했다. 분명 같은 프로듀서인데 이전 방송사에서 선보이지 못했던 색깔의 콘텐츠들이 JTBC에서 터져나온다면, 이 역시 조직의 특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나?

"그렇다. 순발력이 시너지로 이어진다. 조직 안에 있는 제작 인력 간의 시너지다. 지상파에 있으면서도 갈증을 겼었던 사람들이 JTBC로 온다. (지상파에선)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다르고 편성 문제도 있기는 하다. 조연출에서 연출이 되는 과정의 절차도 지난하다. JTBC는 '지금 빨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제작 지향의 마인드가 강하다. 조직은 이를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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