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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BIFF][리뷰]'마더!', 단서를 품은 수상한 손님들
'블랙스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신작
2017년 10월 14일 오후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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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본문에는 영화의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평화로운 들판 위의 대저택, 조용한 전원 생활을 즐기던 부부의 일상에 낯선 손님이 찾아든다. 이들의 집을 숙박 시설로 오인해 노크했다는 남자(에드 해리스 분)는 자신을 근처의 병원에서 일하게 된 정형외과 의사라 소개한다. 집주인 부부 중 시인인 남편(하비에르 바르뎀 분)은 처음 보는 이 의사를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럽게 집에 들인다. 아내(제니퍼 로렌스 분)는 남편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끼지만 그를 향한 무한한 사랑과 신뢰로 손님을 맞는다.

하지만 부부의 집에 들이닥친 손님은 이 수상한 의사가 끝이 아니다. 의사의 뒤를 이어 부부의 집을 찾은 그의 아내(미셸 파이퍼 분)는 무례한 말과 행동을 서슴지 않으며 부부의 저택에 머문다. 유산 다툼 끝에 저택을 찾아 온 의사 부부의 두 아들, 다툼 끝에 사망한 첫째 아들의 조문객들까지, 시인 남편은 갈수록 심기가 불편해지는 여자의 요청을 들은체만체하며 이상한 손님들을 끌어들인다.

여자는 유명 시인이지만 슬럼프를 겪고 있는 남편과 행복한 전원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대저택을 성심성의껏 수리해 왔다. 과거 화재로 소실됐던 부부의 집을 이전과 같이 돌려놓는 일을 통해, 여자는 남편과의 '파라다이스'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침실에 침입하고, 멋대로 페인트칠을 하고, 싱크대를 무너뜨리는 무례한 손님들의 행동은 여자의 분노를 사기 시작했다. 하지만 비로소 모두가 사라진 뒤의 짧은 평화 속에서 남편은 아들을 잃은 낯선 부부의 비극, 아내의 임신 등에 교차하는 감정들을 시로 풀어내 일약 재기에 성공한다.

하지만 평온은 짧았다. 출산을 앞둔 아내는 남편과의 오붓한 일상을 즐기길 원했으나, 최고의 인기 시인이 된 남편의 곁에는 무수한 팬들이 들러붙었다. 잠시 조용했던 저택은 어느덧 다시 침입의 장이 된다. 아내는 이 모든 광경이 고통스럽지만, 소통과 인정을 갈망했던 남편은 자신을 떠받드는 추종자들의 존재에 심취한다. 그런데 남편을 추종하는 세력이 뭔가 이상하다. 이들에게 남편은 최고의 시인이 아닌, 흡사 신(神)인듯 보인다.



'마더!'(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수입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평화로웠던 저택 안에서 예기치 못한 외부의 침입자들을 맞이해야만 하는 여자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남편을 추종하는 이 광적인 신도들은 여자에게 점차 현실적 경계 바깥의 재앙이 된다. 이 재앙은 감독이 모티프로 삼았다고 밝힌 성경의 창세기, 그리고 대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때때로 은유한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영화 '블랙스완'을 통해 한 발레리나의 내면에 잠든 욕망을 들여다보고 '노아'를 통해 성경 속 인물의 갈등을 확장해 재해석하는 등 과감한 영화 세계를 선보여왔다. '마더!' 역시 실험을 이어 온 감독의 행보와 매끄럽게 어울리는 신작이다. 창세기라는 원형에 자연을 향한 인간 존재의 유구한 폭력을 덧입혔다. 표현은 직접적이고 과감하다.

영화는 제목 '마더'로 직관되는 한 여성과 이 집에서 온갖 폭력을 행사하는 칩입자 군상, 그리고 여자의 남편인 동시에 이 군상에 의해 떠받들어지는 남자의 관계를 핵심으로 삼는다.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두 인물의 관계는 특히 흥미롭게 변주된다. 완벽한 집을 꿈꾸는 전업주부와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 뮤즈와 예술가, 저택 안의 유일한 이성(理性)과 숭배에 심취한 우상(偶像), 모든 것을 빼앗긴 대자연과 모든 것을 새로이 창조하려는 신의 관계로 서서히 변모한다.

이들의 관계는 이야기가 절정으로 흐르며 점차 직설적으로 영화의 메시지를 대변한다. 제목으로 쓰인 영단어 '마더(Mother)'가 암시하듯 아내는 아이를 임신한 어머니인 동시에 '대자연'이다. 부부의 집에 무작정 침입해 모든 것을 망가뜨리는 침입자들은 '대자연'의 상대 개념으로서의 '인간'이다. 이들의 숭배를 기꺼이 받는, 그리고 인간을 향한 순수한 낙관을 품은 남편은 영화의 후반부 보다 설명적이고 결정적인 대사들을 통해 '신'으로 해석된다.



이런 개념의 대치는 남편과 아내, 침입자들의 관계를 두고 다층적인 해석을 가능케 한다. 여자는 남편에게 한없이 희생적인 아내이자, 예술가에게 필요한 영감을 안기는 뮤즈이고, 인간의 욕망 아래 무참히 희생되는 자연으로 풀이된다.

침입자들에 의해 부부의 집은 클럽이 되고, 폭동의 장소가 되고, 민족 간 갈등과 탄압의 공간이 되고, 감옥이 되고, 총살의 현장이 된다. 종국에는 전쟁터이자 피난소, 재앙의 현장이 되는 부부의 집은 이 세계가 서로 다른 욕망들의 충돌로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간단히 설명하는 증거다. 점층적으로 제시되는 단서들 속에서, 영화는 은유의 틀을 벗어나 직설에 다가선다.

퍼즐을 맞추듯 단서들의 끈을 연결짓는 과정이 '마더!'의 영화적 재미라면 여성주의적 관점에서는 여성을 '대자연'으로 표상한 선택부터가 비판의 여지로 작용할 만하다. 문화 원형을 바탕으로 반동을 시도한 지점들과 별개로, 타이틀롤인 여성 인물이 결국 착취의 대상이자 희생의 상징에 그친다는 문제제기에 영화는 말끔히 답하지 못한다.

다만 배우들의 연기에는 이견을 내놓기 힘들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고루 갖춘 배우로 평가받아 온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렌스는 이번 영화에서도 인상적인 얼굴들을 보여준다. 하비에르 바르뎀과 미셸 파이퍼, 에드 해리스 등 명배우들의 앙상블도 훌륭하다.

'마더!'는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공식 초청돼 관객을 만나고 있다. 영화는 오는 19일 국내 개봉한다.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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