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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제재' 역풍…곳곳서 이상기류
제재 동참했다 이탈…생태계 붕괴 우려 목소리도
2019년 06월 14일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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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미국이 중국과 통상갈등으로 중국 화웨이 제재 등 압박을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이 같은 '화웨이 반대'가 역풍을 맞을 조짐이다.

화웨이가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을 상대로 특허료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 정부 요구에 따라 '탈 화웨이'를 선언했던 구글 등 기업들도 사업 차질 등으로 정부 노선에 반기를 드는 등 난기류가 형성되는 형국이다.

정부 방침에 동참했지만 실익 없이 감수해야할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밀월인 화웨이와 등 돌린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최근 자신이 대주주인 미국 4위 통신사 스프린트의 3위 T모바일 합병이 미국에서 제동이 걸리자 화웨이와 다시 손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이미 글로벌 시장에 국적과 상관없는 기업들의 협력과 경쟁 생태계가 구축된 속에서 화웨이 이탈이 자칫 전체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외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미국 기업에 대한 소송 및 미국내에서도 반대 철회 가능성이 커지는 등 역풍을 맞는 조짐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을 상대로 기술 침해를 이유로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의 특허료를 요구했다.

버라이즌이 사용하는 핵심 네트워크 장비 등에 화웨이 기술 230개 이상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버라이즌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 네트워크 장비 기업 20여개가 화웨이의 특허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재 철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미국 정부 제재를 공식적으로 문제삼고 나섰다. 이에 따라 향후 전방위 소송 가능성 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웨이 제재에 대한 미국 정부 요구에 이탈하거나 반발하는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유럽 등 외에도 미국 기업 등이 참여하는 국제 학회나 협단체 등도 이에 가세하고 나선 것.

전자공학 분야의 세계 최대 학술단체인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는 미국 정부 요구에 따라 화웨이 제재에 나섰다 최근 이를 취소했다. 화웨이 및 화웨이 자회사 소속 회원들의 연구 및 활동을 일시적으로 제한했으나 이에 따른 논란이 거세지자 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와이파이협회와 블루투스협회, SD협회 등 무선 기술 표준을 정하는 3대 핵심 단체 역시 화웨이 참여를 일시 제한했다가 이를 취소한 바 있다.

◆미국-일본 등에서도 균열조짐

우방인 일본의 주요 기업이나 자국내 반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본 도시바와 파나소닉 등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부품 공급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미국 구글과 아마존 역시 화웨이 제품 판매를 재개하기도 했다. 구글은 아예 화웨이 수출금지 면제를 미국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관련 상당한 영향력을 차지하는 화웨이 배제가 결국 자사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구글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화웨이의 자체 OS로 이탈 가속화 등 여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더욱이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제한 등은 오히려 보안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등의 불참도 확대되고 있다. EU는 화웨에 대해 "최선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선택 자체를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위스가 화웨이와 첫 5G 상용화에 나섰으며, 네덜란드 KPN도 5G를 위해 화웨이와 손잡았다. 영국 역시 망전송장비 측면에서 화웨이 채택을 공론화했다.

◆화웨이 반대, 소프트뱅크 '빈손'? …노선 변경 '촉각'

화웨이와 부품과 네트워크 장비 수급 등에 밀월관계를 구축했던 소프트뱅크 역시 최근 화웨이 반대에 동참했으나 이 같은 이유로 다시 관계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정부 요구대로 5G 장비업체로 노키아와 에릭슨을 선택, 화웨이를 배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영국 반도체업체 ARM도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발표했다.

소프트뱅크가 화웨이와 오랜 밀월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제재 동참은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7년 9월 화웨이와 공동으로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 5G 네트워크를 시연하는 등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일본에서 유일하게 4G 기지국에 화웨이 제품을 쓰고 있기도 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ARM에도 화웨이는 최대 고객이다.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화웨이 스마트폰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뿐만 아니라 5G를 겨냥한 통신모뎀 '발롱'도 ARM 라이선스를 빌려 설계하고 있다.

또 소프트뱅크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최대주주. 중국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소프트뱅크가 화웨이에 등을 돌리고 미국 손을 들어준 것은 손정의 회장이 대주주인 미국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합병을 성사시키려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손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해당 합병은 최근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10개 주 검찰총장들이 반대 소송을 제기하는 등 또 다른 변수가 발생한 상황.

손 회장이 세번째 추진한 이번 합병이 재차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손 회장의 선택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LTE에 이어 화웨이를 5G 장비공급사로 선택하거나 화웨이에 결정적인 타격을 안긴 ARM의 제한을 푸는 등 화웨이 배제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프린트 대주주인 손정의 회장이 화웨이와 거래 중단까지 불사하며 의지를 보여온 합병에 미국 소송이 불거지면서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며, "또 다시 합병 추진이 무산되면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마저 소원해질 수 있어 손 회장으로선 화웨이 배제로 얻을 게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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