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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프인터뷰] ‘송 오브 더 다크’ 한지안·황예슬 “7인극으로 돌아왔어요”
2019년 07월 09일 오전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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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DIMF)의 마지막을 장식한 창작지원작은 ‘송 오브 더 다크’(Song of the Dark)였다. 개막 전부터 기대작으로 손꼽힌 이 작품은 지난 6~7일 4회 관객과 만났으며 첫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유앤잇’(You & It), ‘톰아저씨’ ‘윤아를 소개합니다’와 함께 올해 딤프 창작지원작에 선정된 ‘송 오브 더 다크’는 어릴 때의 사고로 인해 앞을 볼 수 없는 18세 여가수 ‘니나’가 스스로 가둔 암흑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누구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니나는 고향인 체코 프라하를 떠나 1975년 유럽을 순회하며 ‘희망의 노래’를 부른다. 니나 가족의 삶은 점점 니나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니나는 그런 가족의 기대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꿈의 무대 이탈리아 베르디극장에서의 최종 오디션을 앞둔 어느 날 가족 앞에 한 통의 전보가 도착하고 가족들은 니나를 남겨둔 채 사라져버린다. 낯선 도시에 홀로 남겨진 니나는 처음으로 혼돈의 세상에 나가기로 결심하고 가족과 진짜 자아를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작품을 쓴 한지안 작가는 뮤지컬 ‘아가사’ ‘더 넥스트 페이지’의 극작·각색과 ‘투모로우 모닝’ ‘미드나잇’의 각색·작사를 했다. 올해는 생텍쥐페리 소설 ‘야간비행’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쓴 ‘비아 에어 메일’(Via Air Mail)이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창작뮤지컬분야에 선정돼 개발 중이다.

황예슬 작곡가는 정동극장 창작탈춤극 ‘동동’과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카르밀라’에 참여한 신예다.

‘송 오브 더 다크’는 황 작곡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협동과정 졸업작품이다. 먼저 졸업한 한 작가가 2016년 교수의 소개로 황 작곡가와 협업을 하면서 창작이 시작됐다.

작품은 이듬해 CJ스테이지업 뮤지컬 공모전에 당선돼 리딩공연으로 관객과 미리 만났다. 이후 잠시 개발의 시간을 갖기로 한 이들에게 권혁미 벨라뮤즈 대표가 같이 딤프 창작지원사업 공모에 지원할 것을 제안해 이번에 초연을 올리게 됐다.

뮤지컬 ‘송 오브 더 다크’ 공연 사진. [벨라뮤즈]
다음은 뮤지컬 ‘송 오브 더 다크’의 한지안 작가·황예슬 작곡가와의 일문일답.


- 초연을 올린 소감이 어떤가.


황 작곡가 “리딩공연을 해오다가 정식무대에서 구현되는 극을 처음 완성해서 보게 됐는데 너무 기쁘고 잘 봤다. 딤프에 초청받아서 오게 돼서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본 것 같다.”


한 작가 “첫 공연화된 곳이 대구여서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서울권에서만 계속 공연을 해 와서 지방관객들의 반응이 되게 궁금했다. 찾아오시게 안하고 찾아와서 하니까 굉장히 재미있었고 학생들이 많이 와서 좋았다.”


- 이런 소재로 뮤지컬을 만들게 된 배경과 이유가 궁금하다.


한 작가 “처음부터 어떤 콘셉트가 있었다. 노래를 하는 소녀가 자기 노래가 아닌 노래를 부르다가 어떤 여정을 관통하면서 그 노래의 의미를 체감하고 받아들인 뒤 정말 자신의 목소리로 하게 되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편견이나 용기에 대한 주제를 같이 이야기하면서 찾아간 것 같다. 앞을 못 보는 소녀가 자기 목소리를 찾아가면서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는 이야기로 점점 개발이 됐다.”


- 작품 개발 과정을 설명해 달라.


한 작가 “원래는 4인극이었다. 니나가 있고 엄마·아빠·제인언니 역의 배우들이 세친구와 할머니, 루카 등을 다 나눠서 하는 콘셉트였다. 그렇게 상상한 이유는 니나의 1인칭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안 보이는 가운데서의 상상은 판타지처럼 펼쳐지고 영상 등을 좀 많이 활용한 밀도 있는 소극장 극으로 생각하고 썼다. 사실 우리가 마음껏 상상하면서 쓸 수 있는 여지들이 있었다. 만날 ‘이러면 어떨까’ ‘저러면 어떨까’ 상상하면서 재밌게 썼다.”


황 작곡가 “내 졸업작품이기도 해서 각별한 마음으로 매번 연습에 참여했다. 학교 지하의 작은 공연장에서 처음 했을 때부터 딤프까지의 긴 수정과 보완된 지점들을 작가님과 함께 협업해나가면서 이 좋은 메시지를 많은 관객과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 음악적으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황 작곡가 “니나가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청각적으로 예민할 것 같아서 섬세하게 음악을 쌓아올리려고 했다. 상상 속에 있는 음악은 조금 더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도록 했고, 그녀의 트라우마나 내면의 심리를 비롯해 친구·할머니를 만나 치유되는 과정과 마지막에 성장하는 과정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펼치려고 노력을 했다. 드라마가 워낙 잘 가다보니까 거기에 맞는 음악이 무엇일지, 드라마를 보강해줄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일지 등을 많이 고민하면서 작업을 했다.”


뮤지컬 ‘송 오브 더 다크’ 공연 사진. [벨라뮤즈]
- 리딩공연 당시 호평을 받았는데 작품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황 작곡가 “대학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여자중심의 서사구조를 관객들이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리딩이다보니까 되게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밀도 있게 나온 것 같다.”


한 작가 “송상은·문진아 배우가 하루에 나눠서 니나 역을 했는데 두 배우가 정말 집중해서 너무 잘해줬다. 또 여자주인공이 오랜 시간 노래하는 작품이 없지 않나. 관객들이 그런 부분을 좋아해주셨다. 아무래도 성장의 이야기다보니까 그런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에 수정·보완한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한 작가 “딤프 오면서 4인극이 7인극으로 바뀌고 1인칭에서 3인칭이 됐다. 니나와 엄마·할머니, 아빠, 릴리·헬렌 켈러, 제인, 루카, 제비아노를 연기하는 배우 7명이 출연한다. 4인극을 7인극으로 벌리게 되니까 굉장히 많이 바뀌더라. 니나만의 내면으로 들어갔던 이야기가 바깥으로 펼쳐지다보니 개발 과정이 어렵긴 했지만 재미있었다. 결과적으로 풍성해진 것 같다.”


황 작곡가 “4중창에서 7중창이 된 부분이 많아서 합창 등 몇몇 넘버들을 조금 더 볼륨 있게 구성해야 했다. 기존엔 피아노·바이올린·첼로에 퍼커션이 있어서 리드미컬하게 했다면 딤프에 오면서 퍼커션을 빼고 클라리넷을 추가해 선곡적인 부분에서 조금 더 풍성하고 깊게 구현할 수 있었다. 넘버를 되게 많이 다듬는 과정이 있어서 편곡적인 부분을 다시 매듭짓는 작업이었다.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다.”


- 특히 신경 써서 만든 넘버와 이유를 말하자면.


황 작곡가 “예상하겠지만 당연히 ‘희망의 노래’다. 같은 곡이 니나의 성장 전후에 관객들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넘버기 때문에 특별히 더 신경을 썼다. 처음에는 희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니나가 그냥 무미건조하게 희망에 대해서 얘기했다면 나중에는 가족을 용서하고 치유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노래한다. 최대한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게끔 만들었다.”


뮤지컬 ‘송 오브 더 다크’ 공연 사진. [벨라뮤즈]
- 극중 니나의 상상 속에서 헬렌 켈러를 등장시킨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한 작가 “우리 모두 마음의 소리가 있지 않나.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내 마음 속에 있는 이상, 때로는 그게 나한테 억압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길을 열어줄 길잡이 역할을 한다. 그런 존재가 늘 누구한테나 있다고 생각한다. 니나한테는 그게 헬렌이었던 것 같다.”


- 4인의 연주자 사이에 동생 릴리의 이젤과 캔버스를 세워놓고 활용하는 설정에 대해 성재준 연출을 대신해 설명해 달라.


한 작가 “니나의 관념 속에 늘 한부분에 릴리가 존재하고 있고 이 공연의 처음과 끝을 릴리가 열고 닫는다. 에필로그 때는 니나가 그동안 겪은 여정을 릴리한테 이야기해주면 릴리가 그 모든 것을 스케치해서 표현해주는 걸로 연출님이 만들어줬다. 어떻게 보면 릴리의 그림 안에 니나의 여정이 담겨있다. 이런 화합을 아름다운 하모니로 만들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 결말이 충격적이다. 이렇게까지 비극적으로 풀어낸 이유는 무엇인가.


한 작가 “니나가 어려움들을 극복하는 과정이 관계를 통해서 이뤄지는 건데 결국에는 정말 릴리한테 가기 위한 만남과 헤어짐 등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면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결말에 대해서는 리딩공연 때도 놀랐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 연습과정을 지켜봤을 때 배우들의 합이 어땠나.


한 작가 “연출님이 배우들과 많이 소통하면서 작품을 완성해주셨다. 4인극이었을 땐 눌려있고 좀 어두웠다면 7인극으로 되면서 분위기가 훨씬 밝아진 부분이 있다. 그런 분위기는 배우들이 많이 만들어준 것 같다.”


- 니나 역을 맡은 임찬민에 대한 얘기도 듣고 싶다.


황 작곡가 “혼자 끌어가야하는 극을 굉장히 집중도 있게 공부하면서 잘 해줬다. 니나가 노래 양도 많고 어려워서 배우들이 되게 힘들어한다. 임찬민은 연습하면서 굉장히 극을 사랑해주는 게 느껴졌고 무대에서 잘해줘서 감동받았다.”


한 작가 “연습실에서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임찬민의 요즘 행보가 성장에 대한 욕구가 큰 배우인 것 같아서 니나 캐릭터랑 굉장히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여러 버전의 니나를 연습실에서 시도했다. 통통 튀는 니나, 되게 예민한 니나, 슬픈 니나 등 되게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그 사이에서의 지금의 니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 각자 생각하는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면.


한 작가 “이 작품의 부제가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용기, 보이는 것을 피하지 않을 용기라고 우리가 달아 놨다. 어떻게 보면 이건 시각장애인의 이야기인가 싶지만 사실은 마음의 문이 닫혀있던, 마음의 어둠이 온 사람이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조금씩 만나가는 과정에 대한 은유라고 생각하고 썼다. 이 공연을 보고 많은 분들이 용기를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황 작곡가 “음악적으로 봤을 때는 니나의 성장을 다채로운 음악으로 함께 표현했으니까 그런 것들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 작품 쓰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얘기해 달라.


한 작가 “나는 리서치를 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 앞을 못 보는 소녀의 이야기니까 조심스럽게 다뤄야한다고 생각해서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으신 분들의 수기나 책을 많이 찾아봤다. 그리고 안 보이는 환경에 들어있는 체험 같은 것도 조금씩 해봤다. 본다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계기였던 것 같다. ‘본다’는 말이 ‘눈으로 인식한다’ ‘생각한다’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등 굉장히 다양한 의미가 있지 않나. 나중에 이게 본공연으로 가면 궁극적으로 시각장애인 분들도 함께 오실 수 있는 감각적인 공연으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처음부터 있었다. 왜냐면 공부를 해보니까 시각장애인분들이 다른 감각이 많이 열려있어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시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 그래서 이게 공연이지만 되게 감각적이어서 들리는 소리나 만져지는 것들이 어우러지는 공연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


- 뮤지컬 창작자로서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한 작가 “공부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대학은 심리학과지만 여성학과 사회학을 같이 공부하다가 어쩌다보니 뮤지컬을 쓰게 됐다. 고향이 지방이라서 공연을 많이 못보고 컸는데 대학교 들어가서 처음 연극을 보고 좀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사람이 내 눈앞에서 울고 웃고 왔다 갔다 하다니’ 싶더라. 그 다음날 바로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그때부터 계속 공연쪽 언저리를 돌았다. 그러다가 한예종 음악극창작협동과정에 들어갔다. 대학원 전문사과정이라서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모인다. 다양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꿈을 가지고 온 거니까 다들 연륜도 좀 있고 삶의 궤적들은 다 다르니까 공유하고 서로서로 배우는 부분들이 많아서 좋았다.”


황 작곡가 “나도 작곡가님과 비슷하다. 중학교 때 처음 작곡을 시작해서 선화예고에 진학해 처음 뮤지컬을 봤다. 그때부터 꿈이 뮤지컬 음악감독 혹은 뮤지컬 작곡가였다. 음악감독과 작곡가가 하는 일의 결이 되게 다르더라. 대학교에 진학을 해서 클래식 공부를 하면서 조감독 일을 같이 병행했다. 졸업 후 바로 음악극창작과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라서 의미가 있다.”


-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한 작가 “일단은 이 작품이 무사히 끝나는 것이 당면과제다. 관객들을 만나서 얘기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창작자에겐 너무 소중하니 어떤 말씀들을 주시는가 잘 듣고 수정하고 의논해서 공유할 계획이다. 그리고 ‘비아 에어 메일’ 개발과 내년에 다시 올라가는 ‘아가사’ 준비도 하고 있다.”


황 작곡가 “여름에 딤프에서 ‘송 오브 더 다크’를 무사히 잘 올리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서울에 올라가서도 주신 피드백으로 작품을 한 번 더 들여다볼 예정이다. 일주일 뒤엔 ‘전설의 리틀 농구단’ 연습에 들어간다. 9월에 대학로에서 다시 올라가는데 그 연습도 잘 마무리하겠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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