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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띄우려면 '나누고 또 나눠라'…커지는 주주환원 필요성
이익증가만으론 주가 안 올라…"애플 본보기 삼아야"
2019년 09월 12일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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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앞으로 자본시장에선 돈을 잘 버는 기업보다 잘 나누는 기업이 선호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이 저성장 시대에 돌입한 이상 기업 스스로 성장단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춰 주주환원을 하는 기업들이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에 저성장 기조가 도래한 지 10여년이 흐른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2011년 4월 2200선을 상회한 이후 작년 1월 2600선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지난 주말 종가는 2000선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미국 S&P(스탠더드 앤드 푸어)500지수가 1360선에서 2980선까지 상승한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그런데 양국 주식시장의 격차는 단순히 '성장여부'만으론 설명되지 않는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의 연평균 명목 경제성장률은 4.3%였는데 같은 기간 미국의 성장률은 4.0%에 그쳤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가 한국보다 많이 오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면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론을 잠재우고 향후 상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 배경이다.

앞으로 자본시장에선 돈을 잘 버는 기업보다 잘 나누는 기업이 선호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사진=아이뉴스24DB]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투자분석 스트래터지스트는 이런 인식에서 주식시장이 오르기 위한 조건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이익이 증가해야 한다. 코스피200 기업들의 순이익은 2010년 75조원에서 2018년 106조원으로 50%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S&P500 기업들의 순이익도 6천940억달러에서 1조637억달러로 역시 50% 가까이 늘었다. 그런데도 코스피는 2010년말 2050선에서 2018년말 2040선으로 하락했다. 이 기간 S&P500지수는 1250선에서 2500선으로 2배 이상 올랐다.

금리하락도 주식시장엔 호재가 된다. 지난 10년간 한국과 미국의 국채 금리는 모두 하락했고 그 폭은 한국이 미국보다 컸다. 이론상 금리와 주가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국내 증시는 미국보다 부진했다. 이익 증가와 금리하락이란 두 가지 조건이 모두 들어맞지 않은 것이다.

박 스트래터지스트는 주식시장 상승의 마지막 조건으로 '주주에게 환원되는 몫의 증가'를 꼽으며 이에 주목했다.

실제 배당액과 자사주 매입액을 순이익으로 나눠 주주에게 기업이 얼마나 환원했는지를 살펴보면 S&P500 기업들은 2010년 순이익의 58%, 작년년 105%를 각각 돌려줘 주주 환원율이 47%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200 기업들의 주주 환원율은 14%에서 29%로 15%포인트 높아지는데 그쳤다.

그는 "한국과 미국 기업들의 주주환원 차이가 양국 시장의 엇갈린 등락을 가장 잘 설명한다"며 "이제 시장은 매크로 상황이 좋아지면 기업이익이 늘고 주가가 오르는 직선적이고 일차원적인 방식으론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질수록 투자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이익과 금리에 반응하는 대신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주목하고 참여할 것"이라며 "특히 기업들이 자본을 어떻게 나누는 지에 관심이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애플은 지난 10년간 자본을 가장 잘 배분한 기업의 대표적 사례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애플 순이익은 해마다 거의 두 배씩 늘었는데 이 기간 회사는 배당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듬해 애플은 순이익이 감소로 전환됐지만 25억달러를 배당했고 2013년에는 배당금액을 105억달러로 확대했다.

박 스트래터지스트는 "애플은 순익 증가율이 떨어지자 설비투자비용(CAPEX)을 늘리지 않고 배당을 확대했다"며 "한국이 저성장에 진입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면 기업들은 실적의 증가보다 자본배분의 의사결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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